2021. 12. 5. 18:13ㆍ생각
흔히 사용하는 말 중에 '나시티'라는 것이 있다. 일명 민소매 상의이다. 그런데 나시티는 옳은 표현인가?
나시티는 중국어로 背心T恤(배심T휼)라고 하고 사진 검색을 해보니 통상 알고 있는 나시(민소매)가 나온다. 长款背心T恤(장관배심T휼)도 나시의 일종인데 약간 박스 나시, 아래로 긴 느낌의 나시이다. 일본어로는 흔히 알고 있는 소데나시そでなし(袖無し(수무시(소매 수 자로, 소매가 없다는 뜻)), 그리고 소매가 없는 하오리はおり(羽織우직, 일본 옷의 위에 입는 짧은 겉옷)를 뜻한다고 한다. 셔츠는 서양식 윗옷으로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옷이고, '셔츠'는 서양에서 온 왜래어이다. T 셔츠는 T자 모양의 윗옷으로 반소매 셔츠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대한민국에서 셔츠라고 하면, clothes나 wear 같은 일반적인 옷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기보다는 dress shirts, 즉 정장류로 이해되는 것으로 보인다. 자세한 건 아래 링크를 확인하라.
http://blog.daum.net/khtseo/11512489
옷을 영어로... (길어온 글)
옷을 영어로... ★ T-shirt란? ▶tee shirt에서 유래된 말로 영어입니다. ★ 옷의 일반적인 표현 ▶clothes, garments, dress(여자의), clothing(총칭), costume, a uniform(제복), a civilian[business] suit(양..
blog.daum.net
T 셔츠가 T 모양인 것에 대한 반례는 찾지 못했을 만큼 신빙성이 높다고 보인다. 하지만 와이셔츠는 Y 모양이라서 와이셔츠인 것이 아니라 화이트 셔츠가 일본어 발음을 거쳐 와이셔츠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러므로 와이셔츠는 옷의 모양과 무관하다.
https://namu.wiki/w/%ED%8B%B0%EC%85%94%EC%B8%A0
https://namu.wiki/w/%EC%99%80%EC%9D%B4%EC%85%94%EC%B8%A0
어쨌든 이렇게 티셔츠가 외래어로 사용되고 있고, 축약어로 'T(티)'라고도 한다. 이렇게 '티'가 여러 모양을 아우르는 상의를 의미하는 관용어로 정착한 듯이 보인다. 하지만 모든 상의를 티라고 하지는 않고, 외투나 겉옷을 티라고 하지는 않는다. 반 소매인 티는 반팔 티로, 긴 소매인 티는 긴팔 티라고 불리는데, 주로 옷을 여러 겹 입을 경우 안에 입는 반팔이나 긴팔(여름에는 주로 하나만 입으므로 겉과 안의 구분 없음) 정도를 티라고 지시하는 것 같다.
다시, 일본에서 온 나시의 의미를 알아보자. 소데나시에서 소데는 '소매(袖)'를 뜻하며, 나시는 '없다(無し)'라는 것을 뜻한다. 소데나시의 4음절 중 뒤의 두 음절인 나시가 한국으로 들어와 관용적으로 민소매를 뜻하는 것으로 사용된다.
나시와 티가 모두 외래어이고 관용어인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런데 나시와 티가 만나서 '나시티'라는 끔찍한 혼종이 되어버렸다. 애초에 나시는 소매가 없음을 뜻하고, 티는, 소매가 없다면 T 모양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소매가 있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나시티는 소매가 없고 소매가 있는 상의이다. 이것을 기호화하면,
나시 ∧ 티
= ~소매 ∧ 소매
이므로 서로 모순관계이다.
결론. 나시나 민소매라고 하자.
* 추신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원순 사건으로 본 성과 권력 (0) | 2021.12.05 |
---|---|
지금 박원순은 성범죄자인가? (0) | 2021.12.05 |
인지적 구두쇠 (0) | 2021.12.05 |
내 그럴 줄 알았다 (0) | 2021.12.05 |
숏컷 ≠ 탈코 (0) | 2021.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