斷想 31

2023. 2. 23. 20:05생각

- 노출이 많은 옷을 입는 여성은 확실히 남성을 꼴리게 한다. 남성은 전라의 여성이든 반라의 여성이든 전라도의 여성이든 꼴린다. 따라서 반라의 여성을 보고 꼴린다는 남성들에게 일상생활이 가능하냐고 질타하는 스윗 한남들만큼 꼴불견인 위선이 없다. 반라의 여성, 그러니까 노출이 많은 여성의 몸을 보고 상상 겁측을 하지 않으려는 자기 통제는 개인의 양심상의 자유의 영역에 맡겨야 한다. 여성의 나신은 자연스러운 꼴림을 유도한다. 하지만 그것이 성범죄를 유도한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 그러나 성범죄를 시선이나 양심의 영역까지 확대한다면 성범죄자가 아닐 한남은 없을 것이다.

- 내가 별점을 짜게 주는 원인으로 도파민 중독이 상당 부분 차지하지 않을까?

- 인싸들은 자신의 발언이 태클 걸린 적이 없거나 드물기에 너드들의 논리적인 지적에 발끈한다. 그러면서 그들을 부적응자, 사회성이 결여된 자, 맥락을 읽을 줄 모르는 자 취급한다. 가령 mbti나 혈액형 담론을 진리인 양 떠들며 미신 우세 분위기를 조장하는 꼴은, 설령 그것이 과학적 타당도가 떨어지는 사실임을 안다고 하더라도 그걸 모르는 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많은 절박한 이들, 또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여성들이 이 허구적 담론에 빠져 자신의 인생을 잘못된 길로 향하게 할 위험이 다분하다.

- 원인과 책임은 구분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과 sns가 도파민 수용체의 기능을 망가뜨려 자기 인생을 망쳤다며 스마트폰 제조사에 책임지라는 요구는 모든 자기책임을 방기하는 작태다. 스마트폰에 일단의 원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지배당한 나의 방만함이 자기책임의 의무에서 면탈 되는 건 아니다.

- 자기 잘못에 아무리 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에게 선심 쓰는 듯한, 마음에 없는 배려는 금하라. 가령, 약속 시간에 이미 늦은 친구에게 천천히 오라고 절대 하지 말라. 지각자가 아무리 약속에 철저한 자라고 하여도, 그래서 피치 못한 사정 때문에 실수한 거여도 그의 마음에 위안을 줘선 안 된다. 그게 누적되면 자기 잘못이 잘못이 아닌 것으로 되어 버린다. 물론 진짜 나쁜 이들은 자기 잘못을 아무리 티 나게 지적해도 깨닫고 반성하질 못한다. 정정해야겠다. 본래 약속을 잘 지키는 이에게는 너그럽게 용서하되, 알아 처먹지 못하는 이에게는 지적이 필요 없으니 무시하고 다음부터 약속을 잡지 말자.

- 여자는 '여성처럼' 어물쩍 거리며 강단 없고 소극적인 남자를 좋아하지 않으며 그가 '남성답길' 바란다. 여성이 스스로 '여성답지' 않으려 할 때 비로소 '~다움'은 사라진다.

- 피지컬 100에서 '인종과 성별을 초월한(? 혹은 아우르는)'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흑인과 백인 각각 하나씩 데려다 놓고 죄다 동양인 범벅을 만들어 놓은 주제에 인종 언급하는 게 좀 웃음 벨이었다. 흑백황을 적절한 비율로 섞었다면 상당히 많은 동양인들이 '인종적으로' 저조한 모습을 보였을지도 모른다.

- 억압이 억압자에게 보증하는 이익 가운데 하나는 억압자들 중 가장 하찮은 자조차도 우월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 제2의 성

동시에 이는, 우월감을 느끼지 못하는 하찮은 자는 억압의 이익으로부터 보증 받지 못했다는 대우 명제와 동치이다. 이것은 경험적으로 입증 가능하다. 따라서 모든 억압자가 억압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 나는, 잠에 인생이 저당잡힌 이들이 왜 이렇게 꼴불견인지 모르겠다. 잠퉁이들이 자신의 많은 잠으로 인해 타인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러한 피해 사실과는 상관없이, 개인적인 가치관에 의해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 호모포비아가 동성애자를 그들의 잘잘못과 상관없이 혐오하는 것처럼 나는 롱 슬리퍼 혹은 틈만 나면 자는 이들의 행위를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받는다.

- 잘생긴 애들은 못생긴 애들을 폄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의 평가 행위로 인해 입을 평판의 훼손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못난이들은 잘난 이들에게 더욱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 잘난 이가 그걸 모를 리 없다. 오히려 못생긴 놈이 못생긴 애들을 혐오한다. 어찌 얼굴만 빻지, 마음까지 빻았을까.

- 어떠한 관계적 모임(특히 이성 관련) 전에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느냐는 대화를 친구와 했다. 나 같은 경우는 만남 전에 테스토스테론을 온몸에 적절히 분비해 주면 남성적 면모, 가령 공격성이라든가, 하는 특질들이 적절하게 발동되어 자신감 향상이나 언술의 능란함을 불러올 여지가 있다고 보았다. 반면 친구는 그 한 번의 운동으로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효과를 보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떨어진 체력 때문에 장해만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화 후 나는 대화의 내용이 특수한 맥락의 고려로부터 유리되어 일반성의 망해에서 표랑하고 있었음을 각지하였다. 언행이 격하여 말로 체력을 방전시키는, 운동 안 하는 친구의 맥락에서 친구의 경험과 믿음은 옳고, 낮은 텐션과 숙련된 운동 능력으로 모임에서 지구력을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나의 맥락에선 내 경험과 믿음이 제한적으로 옳았다.

- 술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술이 취기를 일으키지 않아도 좋아해야 하는가? 이는 술 자체의 속성이 알코올인데 취기를 배제하고 그게 술일 수 있느냐는 의문과 상통한다. 그런데 취기는 우리 몸의 작용이지 술 자체의 속성이라고 간주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설탕을 그 자체로 좋아한다는 말은 설탕의 단맛과 무관하게 좋아한다는 뜻과 상통하는 꼴이 된다. 설탕의 이미지를 좋아한다는 것 역시 설탕에 대한 특정 시점에서의 해석자의 시지각적 판단이므로, 속성의 담지를 배제하고 어떠한 존재나 대상 그 자체를 좋아한다는 개념은 공허하다.

- 남들과 똑같아지려고 해도 다른 게 인간이다. 인플루언서가 굳이 소신 내세워가며 여럿이 불편할 짓을 고수할 필욘 없다. 아무리 보편성에 부합하려고 해도 고유성이 훼손되는 일은 드물다. 그의 개성 때문에.

- "근데 이런 사랑 얘기에 대중들이 공감해?"

"공감하라고 만든 거 아니야. 착각하라고 만든 거지." - www

- 내가 상대를 좋아하는 정도보다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큰 연애가 가심비 높은 연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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