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정도가 비슷한가?

2021. 12. 9. 11:16생각

https://www.youtube.com/watch?v=jFrfPgLEnqU 

 

1) abcdefgh 87.5%

2) abcdefgi 87.5%

3) abcdpqrs 87.5%

4) abcdpqrt 87.5%

5) 1234567h 12.5%

6) abcdefgh 12.5%

7) αβγδεζηθ 12.5%

8) pqrstuvθ 12.5%

1과 2는 비슷하다. 3과 4는 비슷하다. 1과 2가 비슷한 정도와 3과 4가 비슷한 정도는 비슷하다. 5와 6은 비슷하다. 7과 8은 비슷하다. 5와 6이 비슷한 정도와 7과 8이 비슷한 정도는 비슷하다. 딱히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엉뚱한 생각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한 번 더 생각해 보았다. 지금부터 1과 2를 A, 3과 4를 B, 5와 6을 C, 7과 8을 D라고 하겠다. A와 B는 비슷한 정도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보았다. 그 이유는 'efg'와 'pqr' 때문이다. 논리적 연산으로만 생각해 보았을 때는 필시 이상한 지적이다. 8개 중 7개가 유사한 두 비교 항과 8개 중 7개가 유사한 두 비교 항은 연산적으로 동치다. 내가 제기한 의문이 인간의 심리적 허상임을 증명해보겠다.

9) 사과 포도 딸기 멜론 체리 자두 수박 바나나

10) 사과 포도 딸기 멜론 체리 자두 수박 귤

11) 사과 포도 딸기 멜론 펭귄 타조 암탉 벌새

12) 사과 포도 딸기 멜론 펭귄 타조 암탉 참새

9와 10을 E, 11과 12를 F라고 하겠다. 9와 10이 비슷한 정도는 비슷하다. 11과 12가 비슷한 정도는 비슷하다. E와 F가 비슷한 정도는 비슷한데, 논리적 연산을 고려하지 않는 사람은 이것이 유사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범주 착오 때문이다. 이는 비교 대상에 대해 심리적 착각을 일으키어 유사도를 혼동하는 경우이다. 가령 E에서 9와 10도 비슷하지 않다고 주장할 것인데, 바나나와 귤이 무언가가 더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개 범주로 판단한다. 바나나와 귤이 같은 점에 대해 과일이고 달고 껍질이 있다는 정도를 들 것이지만, 색이 다르고 맛이 다르고 크기가 다르고 글자 수마저 다르기 때문에 무언가 집합의 유사도에 다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8개의 과일 중 7개가 유사하기 때문에 어떠한 연산적 증가나 축소가 수반되지 못한다. 즉 바나나가 15%를 차지해서 9의 나머지 과일의 집합이 85%가 된다고 해보자. 그렇다고 해서 10의 귤을 제외한 과일들의 집합이 9를 따라 85%가 되지는 않는다. 이는 바나나만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나머지 과일에 가치를 조금 부여하는 것과 같은 판단이다. 마찬가지로 이들은 E와 F의 범주적 뒤섞임, 비교 불능성에 의해 유사도의 상이를 주장할 것이다. 범주 구분과 논리적 연산은 다르다. 그리고 심리는 계측되지 않는다. 사실 너무 당연해서 더 이상 쓸 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뭔가 더 써질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빠충  (0) 2021.12.09
애 낳지 마세요  (0) 2021.12.09
욕받이의 삶  (0) 2021.12.09
마피아 게임 잘하는 법  (0) 2021.12.09
A는 B와 ≠ A와 B는  (0) 202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