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게임 잘하는 법

2021. 12. 9. 11:14생각

https://www.youtube.com/watch?v=HCHiAVhj6VY 

 

우연히 이 영상을 보다가 예전부터 품어왔던 마피아 게임에 대한 사견이 생각나서 그 소회를 꺼내놓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마피아 아닌 자들의 마피아를 찾아내는 추리에는 마피아를 찾아내는 것에 대한 어떠한 논리적, 인과적 근거도 없다는 것이다. 즉, 마피아 아닌 자가 마피아라며 지목한 사람이 마피아인 타당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단지 데이터에 기반한 경험적, 정황적 근거는 미량 있다고 할 수는 있다. 여러 독립 사건의 파편을 오직 마피아 색출이라는 결론에 억지로 이어 붙이는 것이다. 우리가 그나마 의심해 볼 만한 추리 기법은, 유독 주변을 선동하여 한 명을 마피아로 몰아가는 자가 마피아일 확률이 조금 더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마피아인 자신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마피아가 아닌 자를 줄여나가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추리도 별 소용이 없는 경우가 있다. 단지 평소 성격이 조용하고 말이 없어 내색을 하지 않는 사람은 이러한 추리가 통하지 않는다. 생사람 잡는 격이다. 누군가는 "너 왜 이렇게 말이 없냐? 너 마피아지?"라며 그 자를 단지 원래 그 사람의 성향을 근거로 하여 마피아로 몰아간다. 피지목자가 마피아인 타당한 근거는 없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마피아의 삶을 사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특정 행동으로부터 마피아적 근거를 도출한다는 판단은 굉장히 어리석다. 영상에서 유지애가 꽤나 예리한 추리를 하는데, 박명은이 특정 행동을 취하는 것을 보고 "네가 마피아인 이유는 네가 마피아일 경우에만 하는 행동을 7년째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이러한 판단은 꽤나 유용하다. 하지만 상대가 맘먹고 행동을 전환하거나 숨기면 그마저도 유용하지 않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영상에서도 그 추리가 유용하지 못함이 증명됐다. 10번의 게임에서 10명이 반드시 마피아를 한 번씩 한다고 하자. 그러면 10개의 마피아의 특성이 나타난다. 이는 마피아라는 개념이나, 지위 자체에서 나오는 속성이 아니라, 단지 개인이 특정 지위를 맡았을 때 발현되는 속성이다. 즉 특정인이 마피아일 때에만 하는 행동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다면 그것을 기반으로 개연성 있는 추리는 가능하지만 이 또한 필연적인 행동은 아니기에 충분한 근거는 되지 못한다.

마피아 게임에서 조금이나마 마피아를 잘 찾아내고 싶다면, 마피아가 마피아일 때에만 하는 행동이 있는지 유심히 살펴라. 분명히 변수가 다분하다. 그날 그 사람의 감정 상태, 상황, 전략 등등 고려할 것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그 사람이 그다지 신중하지 않다면 특정 행동이 빈번히 드러날 수 있다. 어쨌든 이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데이터를 쌓아야 하는 일이다. 새로운 사람과 마피아 게임을 한다면, 그 자리에서 많은 데이터를 쌓지 않는 이상, 초반부터 마피아를 찾아낼 근거는 전혀 없다. 이 게임은 심리전이라며, 다들 열심히 추리해대는 꼴을 봐줄 수가 없다. 단지 사람을 잘 선동하고 특정인을 마피아로 잘 몰아가는 사람이 게임을 전략적으로 잘하는 것이지, 그 자가 마피아적 행위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다수의 사람이 일반적으로 마피아 게임에서 마피아가 걸렸을 때 하는 행동이나, 마피아라는 지위 자체가 인간으로 하여금 특정 행동을 하게 하는 작용을 파악하지 않는 이상, 특정 개인의 성향적 표현만으로 마피아를 골라내는 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하는 도박과 같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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