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7. 14:50ㆍ생각
http://blog.daum.net/vkdska/71
위 글은 필자가 네이버 블로그에 게재한 후에 검열 당한 글이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원본이며 보시다시피 다음 블로그의 매크로 프로그램에는 걸리지 않았다. 위 글은 네이버 블로그 이용 제한 게시물 유형에 해당된다고 판단되었으며, 청소년 유해 게시물로 분류되었다. 그중 판별의 척도가 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조항은 '성행위 및 자위행위에 대한 노골적인 묘사 및 내용이 포함된 게시글' 부분인데 본 글에는 여성이 섹스 토이로 자위를 하는 문장이 한 줄로 간략하게 기술되어 있다. 물론 그것이 노골적, 즉 행위를 그대로 드러냈고 구체성을 들어 기술했다. 하필 인공 남근이 18cm인 것, 그것을 '대물'이라고 명시한 것, 그리고 바로 그 문장에서 필자의 치명적인 실수일 수 있는 '좆대가리'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 등이 제재의 이유인 듯이 보인다. 하지만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몇 문장이 문제가 있거나, 비속어의 사용만으로, 불특정 다수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자극하게 한다거나 심대하게 불쾌감을 자극한다고 판단한 것은 가혹한 검열이라고 생각한다.
https://blog.naver.com/vkfks0732/193520934
심심한데 내 좆대가리도 뎅겅 떼다가 바칠까요?
예수님을 죽인 자들은 로마인이 아닌 동족들 곽승O, 곽명O...바리새인과도 같은 똥걸레 쓰레기 ...
blog.naver.com
위 블로그 같은 경우 노골적인 표현을 넘어 특정인을 저격하는 것과도 같은 글을 써갈기는데도 지금까지 버젓이 활동하고 있다. 형평성의 문제가 심히 고려되어야 하며, 필자는 네이버에서 사용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의 필터링 기능에 대한 불신을 지울 수 없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246695
여자의 몸은 어디까지 음란한 걸까
다음에서 내 블로그 게시물을 차단했다... 인간을 존중하는 '검열'은 불가능한가 [오마이뉴스 윤주애 기자] 블로그 게시물이 검열당했다. '해당 글은 관리자에 의해서 삭제 조치된 글입니다'라는
n.news.naver.com
위 글쓴이 역시 필자와 유사한 케이스로 검열을 당했다. 물론 위 글쓴이는 사진에 의해 검열당했고 필자는 텍스트에 의해 검열당했다.
방금 네이버에서 연락을 받았다. 검열에 의한 제재 원인은 필자의 예상을 빗나가는 곳에 있었다.
"고객님께서는 모든 연령이 이용 가능한 블로그 서비스 내 청소년이 보기에 유해한 이미지가 담긴 게시물을 등록해서 이용 제한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바로 필자가 사용한 이미지가 네이버의 x-eye 프로그램에 걸린 것인데, 그것인즉, 자위 기구의 이미지가 그대로 노출된 유튜브 섬네일 스크린샷이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음 블로그에는 검열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이는 심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다시 네이버에 진정을 하였다. 다음은 그 진정 내용이다.
조금 번거로울 수 있겠으나, 해당 링크를 참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네이버 블로그에 게재하여 제재 조치를 당한 글을 다음 블로그에 동일하게 올린 것입니다. 다음 블로그에서는 검열에 의한 제재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유해 매체를 필터링하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성적 묘사가 문제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미지'가 문제라는 답변을 받고 확인해보니, 아무래도 여성 자위 기구가 그대로 노출된 유튜브 섬네일 스크린 샷 이미지가 문제인 것으로 추측됩니다. 만약 그 이미지가 문제라면 그것이 사회 통념상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인정되어서인지, 그 사유와 근거를 명확히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분명 글의 목적과 맥락 상, 본 이미지는 성인 용품을 판매하거나 홍보하는 글이 아니며, 비로그인으로 유튜브 검색창에 '반려 기구'를 검색해도 문제의 이미지와 유사한 성인 용품 섬네일이 노출되는 점으로 보아, 심히 과도한 제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인 지적이 없는 네이버의 경고 무관용 일괄 제재에 블로거로서 혼란을 느낍니다. 이미지가 문제인 줄 알았다면, 그것이 문제라고 미리 말해줬다면, 저는 게시글의 이미지를 수정해서 재 게재하였을 것입니다. 저는 무엇이 문제인지 확실한 판단이 서지 않았고, 제목이 문제인가 싶어 제목 수정만 한 후 곧바로 다시 게재하였고, 보시다시피 30일 정지를 당했습니다. 이제 한 번만 실수하면 블로그 활동을 접게 생겼습니다. 이런 검열의 불안감 속에서 블로그 활동을 다시 정상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심히 걱정이 됩니다. 어쨌든 상담원님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매크로 프로그램의 허점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다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만약 다음 블로그의 글을 확인하시어 제 억울함이 참작될 만하다면 제한이 해제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문제의 이미지가 그 이미지가 맞는지 확인해 주세요.
이상이 필자가 블로그 제재를 당한지 하루 정도 뒤에 쓴 글이며, 두 번째 진정을 넣은 후에 30일 글쓰기 제재가 해제되었다. 그러나 이제 한 번만 실수를 한다면 영구 정지를 당하게 되어, 이 블로그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분명 블로그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못한 필자의 무지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첫 번째 실수 후에 도대체 어떤 것이 문제인지 정확히 찍어주지 않은 네이버의 애매한 제재 절차에 아쉬움이 크다. 필자는 위의 원본대로 첫 글을 올린 후, 즉시 네이버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청소년 유해 게시물'에 해당되어 글이 숨김 처리되었다고만 되어있었다. (여기서 필자는 블로그 이용 제한 게시물 유형에 대해 확인했어야 한다.) 그래서 필자는 자의적으로, '제목이 문제인가?' 하여, 강간을 규제라고만 수정한 후 재업로드 하였다. 결과는 바로 30일 정지. 그 후에 진정을 넣었고, 블로그에 문제가 될까 하여 (여기서 치명적인 실수) 본 게시글을 삭제 처리했다. 삭제하지 않았어야 했다. 그래야 고객센터에서 문제의 게시물을 확인하고 참작할 여지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미 지나간 일. 한순간의 무지와 오판으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네이버의 유예 없는 삼진 아웃제는 매우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며, 글의 맥락에 맞는 이미지더라도 검열 프로그램에 걸리면 얄짤없다는 것 역시 무자비하다. 무를 수 없는 착수다. 매사의 순간순간의 선택이 이토록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어쨌든 이번 일을 계기로 필자는 많은 것을 깨달았다. 그 어느 물질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에 목을 멜 필요가 없다는 것을 느꼈다. 네이버라고 영원한 플랫폼은 아니리라. 블로그 역시 언젠간 서비스 중지를 할 것이다. 그 블로그에 담긴 텍스트는 물론 이동이 가능한 필자의 지적 자산이지만, 어쨌든 반드시 네이버 블로그에만 귀속될 필요는 없는 한낱 텍스트 쪼가리에 불과하다. 필자의 몸을 블로그와 비교해 보았다. 블로그에 글을 써넣듯이 필자는 살아가면서 먹고 경험하고 배우면서 필자를 채워나간다. 만약 운동을 10년을 채워 넣더라도 한순간의 실수로 다쳐 1년 이상을 누워버리면, 이번 블로그 사태처럼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가져오게 된다. 그토록 공을 들인 블로그가 영정을 먹는 것과 그토록 공을 들인 내 신체와 정신이 멸실(죽음) 하는 것은 매우 유사하며, 왜 우리는 이토록 한시적이고 툭 치면 소실될 것에 집착하고 고통을 받는지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시간이 되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블로그 활동을 하다가 이미지 업로드의 실수로 제재를 당한다면 일단 매우 유감이다. 당황하지 말고 문제가 될 것 같은 웬만한 이미지는 업로드를 중단하고 글 역시 너무 민감한 단어로 구성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데 아무래도 텍스트는 의미와 맥락이 복잡하다 보니, 아직 그것의 문제성을 엄밀하게 계교하고 판단할 인공지능 매크로 프로그램은 상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글이 신고가 들어가면 사람에 의해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쨌든 텍스트의 문제는 아니라니, 그래도 이것만으로도 위안 삼으려고 한다. 이제 웬만하면 이미지 파일을 업로드하지 않겠다. 진짜 한 번만 실수하면 바로 영정이다. 이건 마치, 정육을 발골하는 과정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절단기에 손가락이 날아가는 것과 같다. 우리네 인생은 이렇게 한 치의 실수로 인해 새로운 인생 국면을 맞게 되기도 한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압도적으로 달라질 수 있게 된다.
삶의 질을 개선하려면 선택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선택의 질을 개선하려면 선택을 유발하는 생각과 감정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생각과 감정의 질을 개선하려면 의식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바꾸려면 의식을 바꿔야 한다. - 바바라 드 안젤리스
블로그와 같은 유의 플랫폼을 대하는 나의 생각은 이번 일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필자 같은 경우만 하더라도 이렇게 괴로운데, 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같은 경우, 채널이 삭제되거나 유튜브가 먹통이 되면 얼마나 불안하고 고통받을까 싶다. 그나마 블로그보다는 확률적으로 더 지속 가능한 내 신체와 정신에 더 몰두하도록 하고, (물론 기록은 생각이나 기억보다 휘발이 훨씬 덜하지만) 자잘한 것에 덜 집착하도록 마음을 대범하게 먹어야겠다. 박사 논문도 아니고 호들갑 떨 것 없다. 그래도 하루 이상 공을 들여 쓴 글들이 모여 이룬 문집이 날아간다고 생각하면 내 자식 떠나보내는 것처럼 안타깝긴 하다. 어쨌든 마음을 더 차분하게 먹고, 글을 쓸 때 더욱 신중하도록 하겠다. 우리의 몸과 정신은 우리 생에 주어진 최종 기록지이고 (저작물을 통해 이름이나 사상 따위를 남길 수 있지만,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우리 몸이 우리의 최고 자산) 그것의 소멸은 블로그의 영정에 비유할 만하다. 더 이상 아무것도 기록할 수 없는 그 상태로부터 오는 상실감은 이루 형언할 수 없다.
ps. 인공지능으로 상당 부분 대체될 미래에 대한 불안이 처음으로 생기는 순간이다. 사안의 맥락을 고려한 정상 참작이나 유보나 유예가 이루어지지 않고 무자비와 무관용으로 즉결 처분이 이루어질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그러한 사회에서는 한순간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으리라. 물론 그러한 시대를 올바르게 맞이하기 위해서 인공지능에 맞설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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