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5. 12:57ㆍ생각
https://pann.nate.com/talk/360142682
남자 키 182 = 여자 가슴 D컵
이거 보면 D컵은 상위 5.4~7.7%, C컵은 상위 20.3~29.3%, B컵은 49.6~58.6%, 나머지는 A컵.남자 키랑 동일 비교했을때 여자 D컵은 남자 키 182~183CM.여자 C컵은 남자 키 176~178CM.여자 B컵은 남자 키 172~17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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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키는 과하지 않은 선에서 크면 클수록 상당한 성적 가치를 갖는다. 남자의 키가 성적 자본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이것은 여성의 어느 신체 부위와 대등하게 놓고 비교할 수 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부위이든 상관은 없다. 그러나, 그냥 무턱대고 '키니까 당연히 키지' 하며 단순하게 비교하는 것은 그다지 현명한 태도로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둘이 가지는 성적 가치의 갭이 크기 때문이다. 남성의 키라는 성적 가치와 유사한 수준에서 평가할 수 있는 여성의 신체 부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이 글을 쓴다.
원래는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 귀찮기도 하고 별것 없을 것 같아 그냥 안 쓰려고 했는데, 댓글을 보고 써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베댓은 수백 명의 공감을 얻었다. 공감자의 대부분이 여성일지 생각해 보았다. 추천인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단서는 물론 없다. 그러므로 어느 성별이 베댓들에 공감을 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겠다. 두 번째 베댓을 보자. 바로 비일관되고 이중적인 잣대를 확인할 수 있다. 키면 키인 거라고 대충 후려치면서 가슴을 '페티시'로 규정한다. 가슴이 페티시인 것은 맞는 말이다. 그런데 '키'가 페티시가 아닌 것은 아니다. 물론 두 번째 댓글러는 키가 페티시가 아니라고 명시하지는 않았다. 내가 여기서 가장 의문인 것은, 왜 이들이 남자가 가치 있게 여기는 여성의 성적 자본인 가슴을, 그들이 중요한 성적 자본으로 여기는 남자의 키와 동일 범주에 놓고 비교하는 것을 꺼리느냐는 것이다. 물론 서로 느끼는 것이 다르고, 더 세미하게 들어가서는 개인마다도 가치 기준이 다 다르기에 누군가는 남자의 키와 여성의 얼굴을 비교할지도 모르며 그러한 비교는 그의 가치 기준에 따르기에 그에게는 틀린 범주화 이거나 비교가 아니다. 나는 여기서 보편성을 그리 강요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그 보편성이라는 것에 얼마 간은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내가 두 번째 댓글에 어이없음을 느낀 이유는, 댓글에서, 자신들은(물론 댓글러가 여성인지 남성인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맥락상 여성이라고 간주하겠다) 남자를 고를 때에 키를 고려하면서, 남자가 가슴을 보고 여자를 고르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뉘앙스가 풍긴다는 것 때문이다. 여자가 남자를 고를 때 키를 고려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듯이, 마찬가지로 남자가 여자를 고를 때 가슴 크기를 고려하는 것 또한 이상하지 않다. 왜냐하면 두 성적 자본 모두 각 성별에 일반적인 성적 가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남녀가 사귀기 전에 키나 가슴의 마지노선을 어느 정도 설정할 수 있고, 나중에 서로에 대한 호감이 생겼을 때에 그러한 마지노선이 불필요할 정도로 상대를 좋아하게 되어, 미리 설정한 가치 기준이 붕괴되거나 무시될 수 있다. 여기서 남자의 키가 160 미만이고 여자의 가슴이 트리플 a라고 하자. 여기서 여자는 남자의 약점인 키를 상쇄하는 매력을 남자에게 느꼈고, 남자는 여자의 약점인 가슴을 상쇄하는 매력을 여자에게 느꼈다. 이러한 경우에 서로의 약점은 서로에게 무시된다. 서로가 자신들의 약점을 능가하는 매력을 가진 경우에는 그 약점이 약점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물론, 다른 조건이 개입하는 경우에는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아무리 잘 생겨도 키가 너무 작으면 애인으로 절대 허용될 수 없는 여자가 있을 수 있고, 아무리 예쁘고 다른 부위가 굴곡 있더라도 유방이 빈약하면 절대 애인으로 맞지 않는 남자가 있을 수 있다. 여기까지는 그냥 원글의 저자가 남자 키와 여자 가슴을 비교한 대로 상황을 가정해본 것이다. 그러면 이제 댓글러들이 반박하는 새로운 대안인 남자 키와 여자 키를 비교해 보자.
키가 190인 남자와 160인 남자가 있다. 그리고 키가 170인 여자와 140인 여자가 있다. 각 성별의 전자는 이상적인 키이고, 후자는 평균보다 월등히 작다. 여기서 효과적인 비교를 위해서는 각 성별의 이상적인 키 차이(20cm)가 균등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에 대해 이상적인 차이를 가진 상대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니까 190 남자는 170 여자를 선택하는 게 나아 보이고, 140 여자는 160인 남자를 선택해야 깔끔해 보인다. 그런데 결과는 전혀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160 남자가 170 여자를 선택하는 비율은 적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그리고 140 여성이 160 남성을 190 남성에 비해 더 많이 선택할까를 생각해 보면 이것 역시 아니라는 생각이다. 이에 대해 나중에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자 한다. 140 여성은 190 남성을, 자신이 키가 작다는 이유로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단순하게 키만 놓고 비교했을 때의 얘기이지, 다른 조건이 개입하면 키는 무시될 수 있다. 신기한 것은 140 여자가 190 남자를 어떤 이유에서건 선택하는 비율만큼 190 남자가 140 여자를 선택하는 비율 또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페티시가 강력하게 발동하기 때문인데, 바로 소형 페티시가 그것이다. 보편적으로 보기 좋은 비율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 경우에는 그것이 무시된다. 페티시는 보편성을 굳이 따르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페티시는 보편적으로 발동하기도 한다. 140 여자가 190 남자를 선택하는 것 역시 페티시에 근거한다. 비율을 파괴하는 큰 키를 원하는 여성의 성적 가치 판단은 페티시의 일환이 아니라고 할 이유가 없다. 여기서 나는, 모든 성적 가치 판단은 페티시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입술이 섹시하거나 음모가 없거나 뇌가 섹시한 여성을 선호하는 것은 페티시이며, 돈이 많거나 강압적이거나 동남아 계열의 남성에 끌리는 것 역시 페티시이다. 단지 그 일반성과 특수성의 정도가 다를 뿐이지, 모두 성적 판단을 하는 기준이다.
남자의 키가 너무 작아서 그와 사귀지 못하는 여자는 잘못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여자의 가슴이 너무 작아서 그와 사귀지 못하는 남자 역시 잘못되지 않았다. 키와 가슴이라는 두 성적 가치 기준은 본질적으로 그리 다르다고 보이지 않는다. 키와 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키와 키를 비교하는 것은 다소 어색하고 불균형한 그림을 낳게 된다. 일단 여자 키가 남자에게(내가 모든 남자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준 통계적 감각이나 증언 등에 의거함) 그리 큰 성적 가치를 점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키보다는 비율이 중요하다. 이건 여성에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키가 멀대같이 크고 대가리까지 더럽게 큰 남자랑, 그보다는 많이 못 미치게 작더라도 비율이 모델 뺨치는 남자를 비교하자면 후자가 더 선호될 수 있을 거라 본다. (이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더 이상의 논의의 진전이 불가해 보인다.) 여자 역시 마찬가지다. 166인데 더럽게 뚱뚱하거나, 모델 뺨치는 비율이지만 유방만 빈약하다면 차라리 153의 아담하고 비율 좋은 여자가 훨씬 선호될지도 모른다. 이 역시 여러 다양한 조건들의 개입에 의해 엄밀한 단순 비교가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에이, 그냥 그만하련다.
첫 댓글에서, 남근이랑 가슴을 비교하라고 했는데, 키랑 키를 비교하자고 했으면, 자지랑 음문을 비교하지, 왜 하필 여기선 또 꼬추랑 유방인가? 음경 둘레가 얼마나 굵고 단단하냐와, 질이 얼마나 좁고 질압이 세냐를 놓고 비교해야지, 격하게 요동치는 큰 유방이 시지각적으로 남성을 자극하는 것과 단단하고 굵은 자지가 여성의 질을 촉각적으로 자극하는 것은 다른 범주 아닌가? 물론 둘의 비교는 개인의 가치 기준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며 그리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면, 키와 가슴을 비교하는 것 역시 그리 이상하고 터무니없고 허황된 비교가 아니라는 것이다. 여자 골반이랑 남자 어깨를 비교하든, 여자 엉덩이랑 남자 어깨를 비교하든, 아니면 여자 엉덩이랑 남자 엉덩이를 비교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 마찬가지로 여자 유방이랑 남자 키를 비교하는 것 또한 남성들 사이에서 굉장히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비교 기준임에 있어, 앞으로 계속 그렇게 비교하더라도 그다지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의 기준에서 그러한 비교가 이상해 보인다면 그것도 그 나름대로 그 판단자에게는 이상하게 비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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