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깨문 vs 반대깨문 vs 대깨반문

2021. 12. 7. 23:46생각

 

문재인 집권 이후 거의 고유명사화된 대깨문의 뜻은 많은 이들이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깨문이 아닌 자들을 반反대깨문, 대깨반反문으로 호칭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대깨문의 '대깨'를 의미가 유사한 '반드시'로 치환하여 논리적 규칙의 적용이 가능하도록 조절하자. 우선 반대깨문은 '반드시 문재인이 아님'을 뜻한다. 즉 대깨문만 아니면 반대깨문이다. 19대 대선을 예로 들어 가능성 고려의 범위를 축소해보자. 5명 중 1명을 선택할 수 있는 5가지의 경우의 수에서 반대깨문은 대깨홍, 대깨안, 대깨유, 대깨심까지 모두 4가지의 경우가 해당한다. 대깨반문은 무엇인가? '반드시 문재인이 아님'을 뜻한다. 그러면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대깨홍, 대깨안, 대깨유, 대깨심이 모두 4가지가 가능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것을 눈치챘는가? 반대깨문과 대깨반문의 정의가 똑같다. 그런데 이것은 아주 제한된 논리 상황이라서 같을 수 있었으나, 복잡한 자연언어의 세계에서는 다른 양상을 띤다. 그렇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뉘앙스가 달라질 뿐이다.

반대깨문이 '반드시 문재인이 아님(이 글에서 이 문장은 문재인 지지자가 아님을 뜻한다)'을 뜻함을 알았다. 이것을 더 풀어보자. 이것은 '대깨문이 아니다', '대깨문만 아니면 됨'이라는 뜻같다. 반면 대깨반문을 더 풀어보면, '대가리 깨져도 반문재인', '반드시 반문'이다. 전자는 문재인 지지자일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 이는 분명히 논리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反을 논리학 부정 기호인 '~'와 병기하겠다.) 반대깨문은 '~대깨문', 즉 '~반드시 문재인'이기 때문에 문재인만 아니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형식논리학에서 다른 양상으로 고려될 수 없다. 하지만 자연언어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대깨문은 '어떤 잘못을 해도 문재인'이라는 뜻을 가진 것 같다. 즉 '합리적인 문재인 지지자', '문재인이 잘못하면 지지를 철회할 수 있는 지지자' 정도로 해석된다. 이 해석을 적용하면 반대깨문은 '문재인 지지 ∨ ~대깨문'이 가능하다. 이는 물론 논리적으로만 보았을 때 치명적인 오류 추론이다. '대깨문'을 '문재인 지지'로 해석할 수 있다는 예외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선언지의 뒷말을 '~문재인 지지'가 아닌 '~대깨문'이라고 표기한 까닭은 '~대깨문'이 '문재인 지지'와 '~문재인 지지'를 모두 함축하기 때문에 광의의 해석이 용이하다고 판단했다. 어쨌든 '대깨문'과 '문재인 지지'는 형식논리학적으로 판단하면 논리 성분이 같다. 어떠한 조건 없이 '문재인'만을 뜻한다. 하지만 자연언어의 개입으로 인해 다양한 조건이 붙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깨문'을 '문재인', '반대깨문'을 '~문재인'으로 보는, 진리치가 참과 거짓만 존재하는 이치논리를 무너뜨린다. 이 '대가리 깨져도'라는 속성의 반드시 개념이 '반드시 문재인을 선택한다'라는 뜻이라고 해석하지 않고 '무조건 문재인을 선택한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건적으로 문재인을 지지한다면 문재인을 지지하는 반대깨문이 가능한 것이다. 이는 분명히 관점에 따라 잘못된 추론이다. 엄밀한 형식논리 규칙에 틈을 만드는 인위적 작업이다. 그리고 자연언어의 애매모호함이 그 작업을 실현시킬 수 있게 만든다. 그런데 꼭 애매모호함이 아니더라도 명확한 조건의 도입에 의해 새로운 판단이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조건으로 '잘못'과 '~잘못'을 도입하자. '잘못'은 '잘못을 해도 지지한다.'를 뜻한다. 그리고 대깨문을 '잘못 ∧ ~잘못'을 함축하는 것으로, 반대깨문을 '~잘못'을 함축하는 것으로 하자. 물론 이는 조건은 명확하지만 추론 자체는 그르다. 정리하면 대깨문은 문재인이 잘못하든 잘못하지 않든 문재인을 지지하고, 반대깨문은 문재인이 잘못하지 않는다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새로 도입된 대깨문의 조건에만 해당되지 아니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조건이 제한적이긴 하다. 잘못을 하고 ~잘못을 해도 문재인을 지지하면 대깨문이고, ~잘못을 하여 문재인을 지지하면 반대깨문이다. 그런데 잘못을 하는 경우에만 문재인을 지지하는 경우는 어디에 속하는가?

대깨문 ≡ 잘못 ∧ ~잘못

반대깨문 ≡ ~잘못

? ≡ 잘못

위의 기호화로 확인해본 바, 이전까지의 내 판단에 착류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반대깨문은 확실히 아니지만 대깨문임은 확실하다. 그리고 대깨문이 반대깨문을 함축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오류를 없애기 위해 조건에 조작을 가해야 한다. 대깨문의 잘못과 ~잘못을 연언지로 묶으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대깨문 ≡ 잘못

반대깨문 ≡ ~잘못

문재인 지지 ≡ 잘못 ∧ ~잘못

이러한 조건의 조작으로 인해 위에서 대깨문이 함축했던 '문재인 지지'와의 함축 관계가 역전되어 '문재인 지지'가 대깨문과 반대깨문을 함축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어야 했다... '문재인 지지'의 진리치는 참도 거짓도 아닌 모순적인 논증이 되었지만 자연언어는 이를 무시하는 기능이 있음을 염두 해 두라. 그러면 새로운 조건을 가지고 원래의 논의로 돌아가자. 반대깨문은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는가? 가능하다.

이제 대깨반문을 알아보자. '반드시 ~문재인'을 뜻한다. 우리가 궁금한 건 언어의 논리적 관계의 문제라기보다는 대깨반문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것을 논리적 구조로 나타내보자.

대깨문 ≡ 잘못

대깨반문 ≡ ~문재인 지지

~문재인 지지 ≡ 잘못 ∨ ~잘못

∴ 대깨반문 ≡ ~잘못

이 조건에 의하면 "대가리 깨져도 문재인'만' 아니면 됨'이 성립하지 않는다! 대깨반문도 반대깨문과 마찬가지로 문재인이 잘못만 하지 않는다면 문재인을 지지할 수 있다. 이는 '반드시 문재인 아님'의 의미에 위배된다. 자연언어로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논리 규칙이 반대깨문과 대깨반문을 동치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재인 지지'의 속성이 반대깨문에 맞추어져 있어 대깨반문도 자동으로 '문재인 지지'라는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다. 이 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둘을 우리가 원하는 조건에 먼저 설정하고 아까와는 역으로 논리식을 전개해보자. 우리가 원하는 답은 반대깨문은 '~잘못'이고 대깨반문은 '잘못'과 '~잘못'의 어떠한 경우도 아니다.

반대깨문 ≡ ~잘못

대깨반문 ≡ ∅

대깨문 ≡ 잘못

문재인 지지 ≡ 잘못 ∧ ~잘못

문재인 지지 ≡ 대깨문 ∧ 반대깨문

알아챘는가? '문재인 지지'의 조건이 다른 모든 조건 관계에 필연적인 모순을 발생시키는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가 다시 생각을 선회한다. 대깨반문이 이 모순의 미로를 빠져나갈 탈출구를 찾았기 때문이다. 대깨문과 반대깨문이 문재인 지지에 함축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대깨반문을 '잘못'과 '~잘못'의 조건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정한다면 대깨반문은 '문재인 지지'와 '~문재인 지지'에 동시에 해당되지 않는다. 지금까지의 논리 관계를 해체해보면 굉장히 순환적이고 모순과 조건이 난립함을 깨달을 수 있다. 이 난해함의 공동 1등 기여는 '반대깨문'과 '대깨반문'을 다르다고 설정한 것, 그리고 '문재인 지지'의 진리치를 모순으로 설정한 것이 그것이다. 이 조건은 자연언어로 생각하면 너무나도 이상한데, 그것은 대깨문이 '문재인이 잘못하지 않으면 지지하지 않음'이라는 속성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지금 헷갈리고 있다. 마무리하려 했는데 지금 하면 안 될 것 같다. 조건을 재설정하자.

대깨문 ≡ 잘못 ∧ ~잘못

반대깨문 ≡ ~잘못

문재인 지지 ≡ 잘못 ∧ ~잘못

~문재인 지지 ≡ 잘못 ∨ ~잘못

대깨반문 ≡ 잘못 ∨ ~잘못

대깨문과 문재인 지지를 동치로 하여야 한다. 그게 우리가 원하는 답이 아니던가? 그러면 반대깨문이 문재인 지지에 함축되지만 대깨문에도 함축되어, 대깨문과 반대깨문의 자연언어 의미 사이에 모순을 일으킨다. 하지만 대깨문이 애초에 반대깨문을 함축하는 조건이 타당하므로 논리적으로는 모순이 아니다. 대깨문과 반대깨문을 기호화하면,

대깨문 : a

반대깨문 : ~a

우리는 이렇게 언어적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이후에 붙은 조건이 이를 완전히 무시한다. 반대깨문이 대깨문에 함축되는 조건을 설정한 것이 그것인데, 그렇게 되면 '~a'가 a에 함축된다는 말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대깨문을 a로 반대깨문을 ~a로 이해하는 태도를 벗어야 이 모순되는 상황의 타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깨문과 반대깨문은 서로 다른 중립적인 이름이라고 생각하라. 이 조건에서는 저 둘이 논리적 모순 관계가 절대 아니다. 함축 관계다. 그렇다고 치고, 위의 조건에 따르면 대깨반문은 '반드시 ~문재인 지지'이므로 '잘못'이거나 '~잘못'이어야 한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해당되어야 하므로 결국 대깨반문 역시 문재인을 지지하게 된다. 이로써 '문재인 지지'의 만능 조건과 자연언어의 모순 허용에 의해 대깨문, 반대깨문, 대깨반문 모두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그런데 우리는 대깨반문은 문재인을 지지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대깨반문의 의미를 조작해야 한다. 대깨반문을 '반드시 ~문재인 지지'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 그런데 대깨반문이 '문재인 지지 ∨ ~문재인 지지'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이해가 안 되면 간단한 예를 들자. 당신은 사과인가 사과가 아닌가? 당신은 반드시 사과이거나 사과가 아니어야 한다. 물론 사과이고 사과가 아닐 수는 없다. 위의 조건에 의하면 대깨반문은 문재인을 지지하거나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아야 한다. 대깨반문이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하자. 그런데 대깨반문이 '잘못 ∧ ~잘못'의 굴레에서 벗어난다고 해도 대깨반문은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으므로 '잘못 ∨ ~잘못'의 규칙에 다시 속박되어 문재인을 지지하게 되고 마는 역설이 발생한다. 그 이유는 '잘못'과 '~잘못'에 '지지한다'라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같은 진리치인 다른 모양의 기호로 출구 없는 미로를 뺑뺑 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설정해놓고 내가 착각하고 있었다. '잘못'과 '~잘못'을 '지지'로 치환하고 다시 보면 이제 문제가 풀릴 것이다.

대깨문 ≡ 지지 ∧ 지지

반대깨문 ≡ 지지

문재인 지지 ≡ 지지 ∧ 지지

~문재인 지지 ≡ ~지지 ∨ ~지지

대깨반문 ≡ ~지지

지금까지 언어 의미의 혼동에 의해 역설과 순환논증의 오류를 경험했다. 결론이다. 대깨문은 문재인이 잘못이 있어도 지지, 잘못이 없어도 지지하여 문재인을 지지하고, 반대깨문은 문재인의 잘못이 없는 경우에만 지지하여 문재인을 지지하고, 대깨반문은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다. 문재인 지지자는 문재인이 잘못해도 지지, 잘못하지 않아도 지지하여 이에 대깨문과 반대깨문이 해당되고,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자는 문재인이 잘못이 있으면 지지하지 않거나 잘못이 없으면 지지하지 않는 자이므로 이에 대깨반문이 해당된다.

※ 내가 위에서 특히 헷갈렸던 부분

문재인 지지 ≡ 잘못 ∧ ~잘못

~문재인 지지 ≡ 잘못 ∨ ~잘못

'잘못'을 '잘못지지'라고 바꿔도 안된다. 왜냐하면 이를 부정하면 '~잘못지지'가 되는데 '잘못해도 지지하지 않음'이나 '잘못하지 않아도 지지함'으로 중의적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연언어에 의해 헷갈리지 않게 진리치만 건드릴 수 있는 직관적인 기호로 설정하여야 할 것이다. 오늘 기호 변환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위의 조건에서 문재인이 잘못하는지 잘못하지 않는지는 '지지'의 진릿값의 의미 변동에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