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7. 23:40ㆍ생각
https://www.youtube.com/watch?v=AOqgxudMEts
[요약]
논리학은 지식 산출의 학문이 아니라 지식 산출 방법의 학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논리학은 철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철학의 본질은 메타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철학적 사유란 자신의 철학적 사유에 대해 다시 철학적 사유를 하는 것을 뜻한다. 이미 알려진 사실로부터 새로운 사실을 도출해내는 것을 추리, 추론이라고 한다. 추리와 추론을 객관화하여 명제로 기술한 것을 논증이라고 한다. 논증에는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존재한다.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이 그것인데 연역 논증은 전제가 참이라면 결론도 반드시 참이 되는 논증이고 귀납 논증은 전제가 참이라면 결론이 개연적으로 참인 논증이다. 먼저 연역 논증의 예를 들어보자.
모든 사람은 죽는다. (참)
나은이는 사람이다. (참)
따라서 나은이는 죽는다. (참)
이것은 타당한 논증이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참)
나은이는 죽는다. (참)
따라서 나은이는 사람이다. (참)
이것은 부당한 논증이다.
모든 새는 날 수 있다. (거짓)
펭귄은 새다. (참)
따라서 펭귄은 날 수 있다. (거짓)
이것은 타당한 논증이다. 이로써 논증의 형식이 참이라면 논증의 내용이 참인지 거짓인지의 여부는 논증의 타당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논증의 형식이 타당하고 전제가 참인 논증을 건전한 논증이라고 한다.
귀납 논증은 전제로부터 결론이 필연적으로 도출되지 않는 논증인데 강한 귀납 논증과 약한 귀납 논증이 있다. 전자는 전제가 결론을 강하게 뒷받침해주고 후자는 전제가 결론을 약하게 뒷받침해 준다.
강한 귀납 논증
어제 해가 떴다. 이틀 전에 해가 떴다. 3일 전에 해가 떴다. ... 그러므로 내일 해가 뜰 것이다.
약한 귀납 논증
어제 날씨가 맑았다. 이틀 전에 날씨가 맑았다. 3일 전에 날씨가 맑았다. ... 그러므로 내일 날씨가 맑을 것이다.
간혹 어떤 논리학 교과서에서는 연역 논증을 일반적 전제에서 특수한 결론을 이끄는 논증이라고 하고, 귀납은 그 역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것은 옳지 않다. 그 적절한 예시는 이렇다.
모든 인간은 포유류다.
모든 포유류는 척추동물이다.
따라서 모든 인간은 척추동물이다.
이 결론은 일반적인 전제로부터 일반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고 있다.
연역법에는 수학적 연역법과 실험적 연역법이 있다. 수학적 연역법은 유클리드의 공리 같은 더 이상 증명할 수 없는 자명한 진리를 밝혀내기 위해 사용한 방법들로 정립한 것들인데, 예를 들어 맞꼭지각 정리에서 마주 보는 각이 같음을 증명하기 위해 가로지르는 두 선의 서로 마주 보는 각(x, y)을 설정하고 한 각과 직선에 놓여 180도를 이루는 각(z)과, 다른 한 각과 직선에 놓여 180도를 이루는 각(z)의 공통되는 각 z를 빼서 180도로부터 같은 각 z가 빠져나감을 통해 마주 보는 각이 같음을 유클리드는 증명했다. 실험적 연역법은 대표적으로 갈릴레오의 자유 낙하 실험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실제로 실험을 하기 전에 사고 실험을 통해 연역적으로 도출한 결과이다. 예를 들어 10kg의 쇠구슬과, 10kg의 쇠구슬과 그것에 줄로 연결된 1kg의 쇠구슬을 고도의 높이에서 지면으로 동시에 떨어뜨린다고 하자. 아리스토텔레스 시대부터 무거운 물체가 빨리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가설에 따르면, 도합 11kg의 쇠구슬을 떨어뜨리면 10kg이 1kg보다 먼저 떨어질 것이고 늦게 떨어지는 1kg은 밧줄에 의해 10kg의 속도를 늦출 것이다. 그렇다면 10kg의 쇠구슬보다 11kg의 쇠구슬이 더 늦게 떨어지는 모순이 발생한다. 이로부터 무게가 다른 쇠구슬은 동시에 떨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렇게 전제로부터 결론이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연역법에 대해 베이컨은 전제가 결론은 암묵적으로 포함하고 있다고 보고, 연역법이 자연과학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밀은 과학법칙을 인과관계로 보고 귀납적 방법을 통해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는 다섯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일치법, 차이법, 일치 차이 병용법, 공변법, 잉여법(잔여법)이 그러하다. 일치법은 여러 사례의 공통적인 하나의 요인을 그 사례의 원인이라고 보는 방법이다. 차이법은 여러 사례의 여러 공통 요인을 벗어나는 특정한 요건을 가진 사례를 문제의 원인 사례로 보는 방법이다. 일치 차이 병용법을 논리학 교과서에 나와있는 대로 옮기면, 어떤 주어진 현상이 다른 현상과 규칙적으로 그 증감이나 강도가 달라지면, 이 두 현상이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흡연량과 폐암의 발생 빈도수의 연관 관계 따위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일치 차이 병용법에 대한 반론이 제기된다. 어떤 사람이 4일에 걸쳐 첫날에 사이다와 소주 둘째 날에 사이다와 맥주 셋째 날에 사이다와 와인 넷째 날에 사이다와 막걸리를 마신 후 모두 두통에 시달렸다고 하자. 이 사례에서 어떤 이는 일치법을 통해 두통의 원인이 사이다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두통의 원인은 알코올이 들어간 술이다. 이렇게 일치 차이 병용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가 존재하므로 개연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귀납법에 적합하다고 할 것이다. 잉여법은 앞의 방법들과 조금 다른 양상을 띠는데, 앞의 방법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사례를 관찰하여 결론을 도출하지만 잉여법은 한 가지 사례만으로 결론을 도출한다. 이것도 논리학 교과서에서 정의를 그대로 옮겨 적자면, 잔여법은 두 개의 조건들 간에 인과적 관계를 확인하기 위하여 그 조건들 중에서 이미 알려져 있는 인과적 관계들을 분리함으로써 남는 것의 인과 관계를 밝혀 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보자. 나은이는 학교 성적이 나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서 가설을 세웠다. 1. 공부량이 적다. 2. 집중력이 낮다. 3. 복습하지 않는다. 먼저 나은이는 공부량을 늘렸다. 성적이 조금 올랐다. 집중을 올렸다. 그랬더니 거의 만점에 도달했지만 조금 모자랐다. 그래서 나은이는 나머지 점수 구멍의 원인을 복습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것을 도식화하면
ABC는 abc의 원인이다.
A는 a의 원인이다.
B는 b의 원인이다.
따라서, C는 c의 원인이다.
앞의 네 가지 방법은 모두 제거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어떤 것이 제거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위의 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 공변법은, 논리학 교과서에 기술된 것을 그대로 옮겨, '하나의 현상에서의 변화가 다른 현상에서의 어떤 변화가 있을 때마다 발생한다.' 예를 들어 공부량이 올라감에 따라 성적이 같이 올라가고 공부량이 줄어듦에 따라 성적도 같이 내려가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성적은 공부량에 인과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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