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4. 7. 20:59ㆍ생각
https://www.youtube.com/watch?v=jLH0DB51uUw
https://www.youtube.com/watch?v=-SloAkgLDTs
https://namu.wiki/w/%ED%99%A9%ED%98%84%ED%95%84
윤서인이 국민의힘 언론특보단장에 임명됨과 동시에 해촉되었다는 글을 보고 오랜만에 윤튜브를 검색해 보니 가장 최근 영상이 황현필이길래, 궁금해서 보니까 생각보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고 있더라. 윤서인의 편집된 영상만 보고 원본 영상을 안 보면 편향되고 왜곡된 시각을 가질 수 있으니 두 영상을 모두 보고 제3자적 입장에서 이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우선, 황현필의 영상은 지극히 편향적이고 주관적 견해로 점철된 것으로 보인다. 이순신과 원균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 실제로 인물됨이 어떤지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그들이 실제로 어떤 사람이든 간에 적어도 역사학의 관점에서 보는 그들에 대한 이미지나 주류 견해에 대한 대강의 틀이 있다. 이순신은 구국의 영웅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원균은 그에 못지않은 작자로 여겨진다. 이에 황현필은 자신이 지지하는 자인 이재명을 이순신으로, 지지하지 않는 자인 윤석열을 원균으로 대응시키고 있다.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황현필은 명백하게 이재명이 윤석열에 비해 더 대통령감이라고 보고 있다. 언젠가도 내가 말했지만, '미리 알고 잘 찍음'에 대응하는 행위가 미래를 미리 알 수 없는 자로부터 발현되기는 다소 어려운 것 같다. 황현필은 현재의 느낌과 지식, 즉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이재명을 신뢰하고 윤석열을 불신하고 있다. 이재명의 대통령다움이라는 면모는 대통령으로서 국정 수행을 나름 잘 해내거나 평가자로 하여금 그러했다고 믿어져야 주어지는 것이지, 벌써부터 알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는 이재명이나 윤석열 각각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발자취가 그들이 어떠한 대통령감임을 입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재명의 시정, 도정 운영이 뛰어났다고 하여 국정 운영까지 잘 해낼 거라는 보장도, 윤석열이 정치 초보라고 하여 국정을 잘 해내지 못할 거라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결과에 달려 있다. 젤렌스키가 영웅 취급받는 것을 보라. 물론 그의 영웅적 면모(도피하지 않고 조국을 위해 외세에 맞서는 행위)는 지도자라면 응당히 그래야 하는 것이고 선택지가 여럿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것을 선택하는 것도 어려운 게 아니므로, 딱히 엄청난 결단이나 국정 운영 능력, 높은 지능 따위를 필요로 하는 건 아니다. 젤렌스키가 국정 운영 능력이 뛰어나서 대단한 지도자라고 칭송받는 게 아니다.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국민과 세계만방에 전달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평가를 받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젤렌스키도 예상하지 못한 바일 것이고, 앞으로의 국면이 어떻게 바뀔지 한 치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여하튼, 이재명의 그간의 업적이 그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임을 보증하지 않고, 윤석열의 그간의 업적이 그가 훌륭하지 못한 대통령이 될 것임을 보증하는 것도 아니므로, 나는 어떠한 판단을 확정하기가 어렵다. 황현필의 저 자신만만함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문재인도 딱히 유능해서 뽑힌 건 아니나, 그 과거의 전적이 결과적으로 그가 전적으로 무능함을 입증한 건 또 아니지 않은가. 문재인도 잘한 게 있고 못한 게 있다. 전반적으로 잘했다고 평가받거나 못했다고 평가받는 의견이 갈리는 건 매우 주관적인 영역이고, 무언가 객관적인 평가 지표가 있을 수 있다면, 그 지표의 기준 또한 신뢰도를 따져야 할 것이다. 황현필의 지지 선언은 자신의 신념에 따른 의견의 표명일뿐이지, 그의 생각이 딱히 신뢰할 만하다거나 그렇지 않다고 단정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한 윤서인의 비판은, 다소 화용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언어의 의미만을 공격했다는 점도 있어 보이나, 나름 건전한 면이 있다. 그에 대해 잘 지적했다고 칭예하고 싶은 부분은, 황현필이, 이순신이 삼도수군통제사 자리에 있으면서 백성을 위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원균은 그저 삼도수군통제사라는 자리만을 탐하는 사람으로 묘사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이순신이 이미 기득권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조정의 미움을 받는 기득권자라는 점에서 오히려 이때의 이순신은, 검찰총장을 사퇴하기 전의 윤석열과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것처럼 평가란, 결국 해석, 즉 끼워 맞추기에 불과하다. 이순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순수한 조국·백성 바라기였는지는 모르겠다. 그러한 영웅적 면모는 난중일기나 그의 업적과 태도 등을 종합해 본 바 사후적으로 도출해낸 해석일 뿐이다. 그의 진정한 인물됨을 알기란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실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승리와 기록, 신념의 영역이다. 원균의 본심이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것이었는지, 그러한 과정에서 다소 이기적이고 포학하게 비쳤는지에 대해서는 적확하고 엄밀하게 알기란 어렵고 여러 단서들을 종합적으로 추단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또한 이순신과 원균이, 평가받는 대로의 면모를 실제로 지녔다고 한들, 그 각각에 이재명과 윤석열을 대응하는 것은 주관의 영역이며 따라서 신뢰성을 논하기가 까다롭다고 봐야 할 것이다.
'능력은 없으면서 자리만을 탐하는, 윤석열은 바로 그 원균 같은 자이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미니즘과 테러리즘, 혐오의 선택적 옹호 (0) | 2022.04.07 |
---|---|
2번남의 발악 (0) | 2022.04.07 |
우울증은 존재하는가? (feat. 정신병은 유행병인가) (0) | 2022.04.07 |
모든 자랑은 자랑스러운가? (0) | 2022.04.07 |
위선자 vs 솔직한 개새끼 (0) | 2022.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