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4. 21:20ㆍ생각
동성애라면 정신병이라는 것은, 정신병이 아니라면 동성애가 아니라는 것과 같다. 즉, 정신병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비동성애자이다. 물론 성애에 관련지어 정신병적 판단을 하여야 하므로, 성애와 관련되지 않은 정신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까지 확장하는 것은 불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까다롭게 대우를 취하지 말고 이를 취하고, 깐깐하게 논리적 부정을 따지지 말고 동성애-이성애, 정신병-정상 관계로 생각하도록 하자. 이에 따라 다시 정의하면, 동성애라면 정신병이라는 것은, 이성애라면 정상이라는 것과 같다. 이것은 증명되어야 하는 주장이다.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DSM)의 개정 과정에 따라 최근에 와서 동성애는 정신장애의 범주에서 탈피하였다. 물론 의학적인 판단을 차치하더라도 동성애가 정신병이 아님을 논증할 수 있다. 우선 동성애 그 자체가 정신병인지, 동성애적 정서로부터 파생되는 행위가 정신병적인지 따져야 한다(이성애 역시 이와 같이 논한다면 이성애 역시 정신병으로 간주할 수 있는 여지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동성애 그 자체가 정신병인가? 즉, 동성을 사랑하는 것이 정신병인가? 이때 정신병과 정상이 무엇인지 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일단 차치하자. 단지,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을 정신병이라고 해보자(물론 이건 정신병을 구분 짓는 충분조건이 아니다). 동성애 그 자체는 분명 이성애에 비해 일반적이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이지 않음'이 이상성을 근거하는 것이라면, 모든 일반적이지 않은 특성은 이상한 것이 된다. 만약 이성애자가 이성애적 관점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성애를 표출한다면, 그 이성애자는 이상성을 띤다. 물론 그렇다고 이성애 그 자체가 이상성을 띤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동성애 그 자체와 동성애적 표출을 구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동성애 그 자체가 정신병이 아니라 동성애적 표출이 정신병인 것이라면, 동성애 그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지만 동성애적 표출이 일반적이게 되는 경우, 이때에 동성애자는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에 반한다는 점에서 정신병적이지 않다.
가령 어떤 이성애자는 일반적인 성애를 가지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이성애적 표출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신생아인 이성에 대한 이성애적 표출은 일반적이지 않은 행위이므로 정신병적이다. 물론 이것은 이성애 그 자체가 정신병적이라고 관계 지어 적용할 수 없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일반적이지 않은 동성애적 표출을 동성애 그 자체에 대한 정신병적 근거로 이용하는 것은 가혹한 일반화이다. 동성애적 표출 중에 일반적이지 않으면서 정신병적인 행위가 있을 수 있지만, 동성애 그 자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정신병적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부당하다.
동성애와 동성 간 성관계는 구분되어야 한다. 동성 간 성관계가 사회적으로 생물학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것은 여러 관점에서 잘못일 수 있다. 그러나 동성을 사랑하는 정서 그 자체만으로는 어떤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것 같다. 가령 내가 사람을 죽이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실제 문제 발생의 측면에서 그것은 큰 문제가 없듯이 말이다. 물론 살인에 대한 생각 자체를 정신병이라고 규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분류 기준은 압도적으로 신뢰할 만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정신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신의 상태는 계측이 용이하지 않다. 또한 시대와 과학 기술의 발전, 연구의 발전에 따라 그 기준의 척도는 가변적이다. 동성애가 질병에서 질병이 아닌 것으로 되었듯이, 언제 또다시 질병으로 분류될지도 모를 일이며, 다른 일반적인 행동 양상 역시 언제 비일반적이 될지, 따라서 정신병적으로 분류될지 속단할 수 없는 문제다.
생물학적 남성인 것이 성애의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가령 사회적인 기준으로 엄청난 미녀로 보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남성인 사람이 있다고 하자. 만약 이성애자라면, 그가 남성인 것을 파악한 후에 반드시 그에 대한 성애를 형성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예상과는 다른 경우가 있다. 많은 인간은 특출난 외모나 여타 조건에 엄청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며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이성애적으로 성욕이 일방향적이어야만 한다면, 그것이 오직 정상이라면, 이성애자를 정서적으로 기망한 동성에 대한 정체를 알아냈을 때 그에 대한 그 어떠한 성애적 연민도 남아있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그가 동성인 것을 알았을 때, 동성인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겠다고 마음이 흔들렸다면 이성애나 동성애라는 것이 단순히 고정된 정서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과거의 착각된 정의 교감으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가 성애 자체를 전향시키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가령, 내가 여성인 줄 알았던 어떤 남성과 연애하고 있다가 그가 남성인 것을 알았을 때, 그가 남성인 것이 문제가 없다고 느꼈다면 그것은 본래 이성애자였던 내가 동성애를 수용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애초에 동성애적 기질을 내포하고 있었을 수도 있고, 그가 동성인 것을 배척하지 않는 그 행위가 단지 성애적인 작용이 아닐 수 역시 있다.
동성애든, 양성애든, 무성애든 그것은 단지 기호와 취향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만약 이성애만이 정상적인 행위이고, 그 이성애적 행위가 정상인 이유가 자연에 반하지 않기 때문이라면, 그러한 동일한 이유에 따라 동성애 역시 정상의 범주로부터 배제시킬 수 없다. 가령 이성애자의 구강성교는 전혀 생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변형적 성교, 즉 유희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무릇 생명이라면 생식 활동에의 추구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목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면, 단지 생식 활동을 하지 않는 모든 성애적 활동이 비정상으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인데 이것은 매우 이상하다. 음란물을 시청하고 수음을 하는 일련의 비생식적 행위를 동반하는 성애적 표출이 비정상적인 행위로 간주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만약 성애라는 것에 철저하게 일관되고 엄격한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면 상당히 많은 행위들이 비정상적 행위라는 착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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