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2. 6. 20:43ㆍ생각
남자가 여자보다 사회적으로 우월한가? 따져야 할 조건이 많지만 우선 그렇다고 가정하자. 많은 페미니스트들도 그렇게 주장하는 바이고 역사적으로도 남자가 여자보다 강자의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되니까 말이다. 현시대에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를 점하는가? 전반적으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전반적이려면 남성 대다수가 여성 대다수보다 우위를 점해야 하는데 마냥 그런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빈자는 남자와 여자를 가리지 않는다. 물론 빈궁함만이 약자의 요소는 아니지만. 우선 다양한 면에서 남자와 여자의 우열의 정도를 알아보자.
신체 : 남 > 여
지능 : 남 ? 여
사회적 위치 : 남 > 여
돈 : 남 > 여
사회적 위치와 돈이 남자 쪽에 기운 것은 평균의 오류이며 사실상 극소수의 남성이 대부분의 부를 소유하고 있고, 사회적 위치도 마찬가지로 최상위가 대부분 남자인 것이지 중하위 계급까지 상대적으로 남자가 우위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백 번 양보해서 부와 사회적 위치의 총량으로 단순 계산하여 남자를 여자의 우위로 간주했다. 어쨌든 이 정도면 논의를 개진하기에 충분하다. 우선 민주 사회가 정착하기 이전에 여자가 남자로부터 눈에 띄게 지배되었다는 주장은 일면 타당하다고 간주하자. 그리고 이런 신체적, 자본적, 사회적 권력의 불균등이 불균형한 남녀의 권력 구도의 원인이라고 간주하자. 그러면 이제 여성들은 기울어진 구도의 균형을 맞추자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주장의 정당성을 보장받을 만한 근거는 민주주의라는 제도뿐이다. 우선 어떠한 불균형한 구도를 사실이라고 하자. 그런데 이로부터 '불균형을 고쳐야 한다.'가 도출되지 않는다. 이는 자연주의적 오류이다. 사실 명제로부터 당위 명제(가치 명제)를 도출하려는 우다. 가령, '동성 간 성행위는 비교적 많은 성병을 유발한다.'라는 사실 명제로부터 '따라서 동성 간 성행위를 지양해야 한다.'를 도출할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불균형한 사회 구도를 평형으로 맞추거나 뒤집을 이유가 논리적으로는 없다. 단지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기치가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기에 강자가 배려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안타깝지만 이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인정할 수 없다면 혁명으로 힘의 구도를 전복하는 수밖에 없다. 극단적이지만 여성이 남성 권력을 확실하게 뒤집을 유일한 수단은 무장봉기나 집단적 총파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세계적으로 권력 구도가 점진적으로 평형이 되어가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런데 이러한 평형 구도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성별 균형은 권력 불균형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정통과 비정통, 어쨌든 이러한 약자 대 강자의 구도는 여권이 신장된다고 하여 크게 좋아질 일은 아니다. 그럴 이유도 없다. 여권이 남권을 전복시킨다고 하더라도 여성들 사이에는 권력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빈한 여성이 그 처지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은 똑같다. 절대다수의 약자인 비기득권은 기득권에 대항해야지 남자와 여자 구도로 가르는 것은 불필요하다. 적어도 지금의 수준에서는 말이다. 나는 비기득권 중 최약체의 남성이다. 그런데 어떤 여자가 나를 기득권이라고 하는가. 물론 강자와 약자의 구분도 문제의 소지는 있지만, 논리보다는 실질에 더 치중하여 논의하자. 어떤 페미니스트는 다소 모순된 입장을 보이는데, 그는 남성이라는 거대 권력에 대항하는 것보다는, 당장 여자인 친구들 사이에서 분쟁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시급하다. 여성들 간의 힘의 불균형이 만연한데 그런 일사불란하지 않음으로 어떻게 거대 권력에 대항한단 말인가? 현실적이지 않다.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대항하여 권력 구도를 전복시킬 현실적인 힘이 부족하다. 절대적으로 열세이기 때문이다. 성소수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여성은 수적으로는 열세하지 않으나 무언가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단순히 신체적인 문제일까? 물론 그렇기도 하다. 무력으로 남녀가 충돌하면, 특히나 지금에는 거의 대부분의 군사력이 남성 편중이므로 여성은 열세할 것이다. 물론 그 최첨단 군사력을 탈취한다면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손쉽게 대항이 가능하리라. 물론 여성과 남성이 전쟁을 하는 것만이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것은 아니다. 이 전쟁이 발발 시 여성이 남성을 이길 수 있느냐는 사고실험에 불과할 뿐이다. 나는 충분히 여성이 남성을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현재의 기준에서는. 옛날의 원시적인 전쟁의 기준에서는 거의 확실하게 그럴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리고 사이버전에서 비기득권 남성은 철저히 패퇴하는 중이다. 물론 여기서 승리자는 비기득권 여성이 아니다. 이 전쟁의 승리자는 기득권 남성과 기득권 여성이다. 비기득권 남성과 비기득권 여성은 진흙탕에서 개싸움만 하다가 정작 자기 권리는 못 찾고 힘만 빼고 많은 이권을 기득권에게 넘겨주게 된다. 법은 약자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법적 쟁송에서의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냥 약자는 애초에 약함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법의 보호를 분명하게 받지는 못한다. 법적 문제가 생기기 이전의 약자는 그냥 평생 약자일 뿐이다. 사실 절대 다수인 비기득권 여성이 합심하여 비기득권 남성에 대항하기보다는 이 비기득권이 합세하여 기득권에 대항하여 불가역적 힘의 전복을 실현하는 편이 더 낫다.
그러면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건전하게는, 남녀가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현명한 투표로 정권 심판을 하는 것 정도가 되겠다. 진부하지만 현실적으로 어쩔 도리가 없다. 딱히 떠오르는 효과적인 방도가 전무하다. 한국 사회의 성별 전쟁은 그 양상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것 같다가도 지금은 잠시 주춤한 것도 같다. 코로나로 인한 먹고사니즘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러한 남녀 권력 불균등의 논의가 퇴보하거나 완전한 소강상태에 이를 것이라고는 판단되지는 않는데, 공격의 화살을 서로 합세해야 하는 우군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향하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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