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캠의 민낯
인터넷 개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 TV에서 활동하는 여성 방송인을 일컬어 여캠이라고 한다. 이 여캠들의 출신은 가지각색이겠지만 이 중에는 흔히 얘기하는 '보도방' 출신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 달여 전, 여러 사건으로 인해 여캠 짱다는 그중 한 명인 것으로 드러났고, 그의 '순수한' 용태에 현혹된 많은 네티즌들은 위의 댓글러처럼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싶다. 필자 역시 신예은 닮은 꼴로 짱다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의 인위적이지 않은 천진한 마스크가 호감상이라서, 가끔 볼 때마다 필자로 하여금 자연히 훈훈한 미소를 자아내게 했다. 각설하고 본론은, 짱다의 선한 인상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말해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필자가 과거에 관상충에 대해 쓴 글에서 언급했듯이, 신체의 특정한 배열이 특정한 성품이나 행동을 함축하지 않는다. 가령 인중이 넓다는 신체적 특징이 재물운을 불러온다는 것은 결과주의적 개소리라는 말이다. 첨언하자면, 설령 누군가가 내 인중을 보고 나에게 재물의 영광을 안겨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 인중을 본 판단자들의 사견에 달려있지 내 인중 자체에 내재해 있지 않다. 예전에 군대에서 필자에게 한 부사관이, "눈이 작은 것을 보니 속에 숨기는 것이 많다"라고 하였는데, 이 주장은 눈이 작고 속에 품은 것이 많지 않은 자의 사례를 배척하지 못한다. 안구의 면적과 복심의 양은 상관관계가 있을지언정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가령 작은 눈에 열등감을 느끼는 필자 스스로가 품은 용모에 대한 고분孤憤이 많다고 하더라도, 이는 다분히 결과에 의존하는 사후 해석적 판단으로, 우연한 일치에 불과하다. 그리고 많음과 적음은 비교 없이 그 자체만으로는 계교할 수 없다. 짱다의 경우도 이와 같다. 짱다의 선한 인상은 그가 실제로 선하다는 사실을 함축하지 않는다. 그리고 설령 선한 인상이 실제로 선함을 함축한다고 하더라도, 선함과 보도 일은 관련이 없으므로 선한 인상과 보도의 유무의 인과관계를 단정 짓기 어렵다.
심한 노출이나, 사이버 머니를 받고 그에 대한 보답으로 섹시 댄스를 추는 행위 따위는 과거에 행해졌던 어떠한 행동도 입증하는 수단이 아니다. 심한 노출이나 섹시 댄스가 입증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자신의 노출로, 시청자로 하여금 사이버 머니를 더 얻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과, 섹시 댄스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했다는 사실 정도이다. 마찬가지로 짱다의 행태 역시 과거의 보도 사실을 담고 있지 않지만, 과거에 보도를 뛰지 않았다는 가능성 역시 담고 있지 않다. 짱다의 순수한 면상은 그가 순수했으면 하고 믿고 싶은 해석자의 해석이거나 사회적 낙인에 불과하지 그녀의 용안 자체에 담긴 어떠한 속성이 아니다. 짱다의 안면에 대한 자의적 해석과 그의 보도 행위의 사실은 관상학적 규례에 어긋난 것이 아니라 단지 우연의 일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특정 선입관에 부합하지 않는 사건을 맞이했을 때 실망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과 별다른 연관이 없는 사람(가령 연예인)이 공중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는 것이 아닌 사소한 잘못을 저지르는 것에 큰 신경을 쓰거나 간섭할 이유가 없다. 가령 예전에 차태현이 1박 2일 멤버들과 내기 골프를 치든 말든, 사나가 인스타로 "잘 가, 헤이세이"를 외치든, 주작으로 뽑혀 활동하는 아이즈원 멤버가 자신들 대신 낙선한 멤버들에 대해 죄책감을 갖든 말든(프로듀스 시리즈 오디션 조작 사건에 대하여, 당선 멤버에게 투표 조작의 권한이 없다면, 귀책사유를 물을 수는 없으므로 당선 멤버가 져야 하는 법적, 도의적 책무가 없다), 개인의 자유의 영역을 타인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 물론 상관하지 않을 바도 아니다. 개인의 자유에 왈가불가할 자유가 있다. 짱다가 보도를 짧게 뛰든 길게 뛰든, 2차를 나갔든 안 나갔든 추측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별다른 증거 없는 억측은 자제되는 편이 낫다. 유흥업소에서 일을 했다는 사실 그 자체가 2차를 나갈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반드시 함축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유흥업소녀가 2차 제의에 반드시 거절하는 경우 역시 무시무종 참이라고 할 수 없다. 어쨌든 짱다는 본인이 과거에 보도를 뛰었다는 사실이 거짓이라고 무조건 잡아떼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폭로남에 의해 일이 더 커졌을지 모르는 일이지만, 만약 그렇지 않고 짱다의 과거의 과오의 유무가 오직 짱다의 시인 여부에 달려있었다면, 짱다는 해석자의 해석의 외연을 좁힐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어야 했다. 이 뜻은 가령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무 조건이 주어지지 않은 주변의 여성들(가족이나 여사친, 직장 동료 등)에 대해, 그들이 유흥업소에서 일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할 수는 있을지언정, 단서가 없어 더 세부적으로는 추측할 수 없다는 것에 기인한다. 만약 여동생이 보도를 뛴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경우, 여동생에 대한 의심은 보도를 뛰거나 뛰지 않는다는 것에 그치면 된다. 여동생이 보도를 뛴다는 정보를 얻은 후에, 여동생에 대한 의심은 2차를 뛰거나 뛰지 않는다는 것에 그치면 된다. 상상과 의심은 자유이지만 이러한 경우는 더 의심해서 좋을 것이 없다는 말이다. 짱다 역시, 그 당시 방송 시청자가 4만 명이었다고 하는데, 자신의 패를 너무 노출했다. 이제 짱다에 대한 네티즌의 관심은 짱다가 성매매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에 맞춰졌다. 되돌릴 수 없다. 짱다가 자신의 과거가 평생 드러나지 않길 원했다면 애초에 방송을 시작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도를 뛰지도 않았을 것이다. 폭로 당시에 급작스러워서 당황이야 했겠지만, 짱다의 전반적인 행보를 보면, 자신의 행동에 별다른 중압감을 가지지 못하거나 미래에 대한 구상력이 높아 보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론 미래는 알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다. 나 역시 이 글을 씀으로 인해 어떠한 미래의 불이익이나 파급이 올지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어떤 행동을 할 시에 상식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건의 선에서, 대략적인 준 통계적 감각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래에 성매매가 합법화된다면 짱다의 과거 행동에 대한 그 어떠한 문제도 제기되지 않을 수 있다. 짱다의 과거의 행동이, 미래의 그러할 가능성과, 만약 그러지 않을 경우에 대한 손해의 감수를 전부 계산에 넣은 것이 아니라면, 짱다의 과거의 판단은 진중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여기서 필자의 인생을 뒤돌아 본다. 필자의 과거 역시 후회와 자과自過로 점철된 망포亡逋의 시간이었다. 필자는 나름 조용하게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누군가는 필자에 의해 수상受傷하여 필자에 대한 감원憾怨의 인생을 살았을 수 있다. 이근, 정배우, 김용호 등의 인물들을 보라. 그들의 구오舊誤가 꼬리표처럼 준유遵由하지 않는가?
어쨌든 우리가 보는 주변의 사람들의 민낯을 그들의 가면만을 통해서는 도저히 알아낼 수 없다. 짱다의 경우와 같이 확실히 있다고 추정되는 증거(녹취 파일)에 의한 폭로가 아닌 이상, 그 어떤 이의 회리懷鯉에 비휘祕諱된 실아實我도 창저彰著되는 것이 극난사極難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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