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짐승을 성 노예로 삼는 것은 부당한가?

.,_ 2021. 11. 1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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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 6년간 성노예로 살았던 암컷 오랑우탄 최근 근황

https://img.theqoo.net/IPpTu https://img.theqoo.net/cNapX https://img.theqoo.net/XmXiX https://img.theqoo.net/ANiEI 지금은 혼자 둥지도 만들 줄 알고 재활센터에 있는 서식지에서 잘지내고 있다고 함 진짜 사람이 제일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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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인간의 성 노예로 산 오랑우탄에 대한 글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동물 살해보다 동물 간음이 더 부당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분명 살해는 나쁘다고 인식되며, 어찌 보면 인간들은 간음보다 살해를 더 죄악시 여기는데, 단지 동물이기 때문에 그 도덕적 기준이 인간과는 달리 적용되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살해가 그 자체로 부당한 것이라면, 동물에 대한 살해가 부당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선 안 된다. 그런데 그렇게 볼 수만은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동물에 대한 방어 살해도 부당한 것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허용되는 살해가 있을 것 같다. 애초에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살생이 필수적으로 수반되기 때문에 인간에게 살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필요적인 개념으로 살해의 정당성을 받아들인다면, 간음은 불필요하기 때문에 살해보다 더 부당한 건가? 이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이다. 즉 인간이 짐승을 살해하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 정당화되고, 인간이 짐승을 간음하는 것은 인간에게 불필요하기 때문에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주장에는 짐승의 견해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물론 이런 도덕적 판단에 대한 짐승의 견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어떤 동물이더라도 자신이 원하지 않고 강제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가질 것이라고 나는 추측한다. 간음은 물론 살해 역시 당하길 원하는 동물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동물을 살해하면서 동물에 대한 간음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위선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강제성의 유무가 당부당의 기준이라면, 동물원이나 반려 가구 역시 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3분의 1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이는 1500만 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그 많은 짐승 중 어떠한 짐승도 자신이 양육되길 선택하지 않았다. 그러한 강제성이 있었다는 점에서 인간의 행위는 부당하다. 또한 길짐승을 유해조수로 지정하여 먹이를 주는 것을 부당하다고 취급하는 처분 또한 부당하다. 이러한 가혹한 처분은 안 그래도 살아갈 길 어려운 길짐승의 일말의 생존에 대한 완전한 박탈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당성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특별한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강제 그 자체는 부당하다'라는 명제를 뒤집을 수 있기 위해, '그 어떤 짐승도 인간에 우선하지 않는다'라는 명제를 선제해야 한다. 즉 선제된 절대 조건에 의해 우리는 조건적으로 짐승에 대한 강제를 실현할 수 있다. 물론 무분별하고 방종된 강제는 다른 부가 조건에 의해서 제재될 것이다. 그것이 수간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의문이 가는 점이 있다. 짐승과 구강성교를 하는 것이 수간에 해당하느냐는 것이다. 가령, 개에게 자신의 성기를 빨도록 유인하는 반려인들이 종종 있다. 억지로 개의 구강에 자신의 성기를 들이미는 것은 아닐지라도, 성기에 무언가를 발라 그것을 빨도록 유도하는 경우, 개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성기(에 묻은 물질)를 빨기를 선택하면서 동시에 의도하지 않은 성행위에 가담하는 꼴이 된다. 만약 이것이 수간이 아니고 짐승의 신체에 음경을 삽입하는 행위만을 수간으로 간주한다면, 이는 남성 인간만을 수간의 범죄자로 지정하는 편향된 처사다. 물론 짐승의 성기에 어떠한 물건을 삽입하는 여성 인간 역시 수간의 범죄자에 해당할 수도 있다.

여하튼 짐승을 대하는 우리 인간의 태도는 다소 이중 잣대에 기반하고, 우리 모두 짐승에 대한 가해자라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그러나 그 가해가 부당하건 부당하지 않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떤 이유가 되었든 우리가 생존이나 유희를 위해 동물들을 강제로 소비하는 것은 다소 필수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동물을 강제하지 않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동물 대신 식물을 강제하는 것이 더 온당하다는 근거 또한 없는 실정이기에, 그냥 앞으로도 세계는 인간 중심적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

당신은 당신의 반려동물로부터 양육자의 권리를 허가 받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