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禁斷の 密藏

.,_ 2021. 12. 15. 00:57

어렸을 적 경험한 그 일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일 때 우리 가족은 면 단위보다도 더 작은 'xx리'인 시골로 이사를 갔다. 애들 시골살이 한 번 경험시켜 주겠다는 자신들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금에서야 엄마가 그리 일렀다. 당시에 우리 집 바로 옆에는 축사가 있어 사시사철 소똥 냄새로 온 동네를 도포하였기에 그 오물 입자의 날림의 지독함을 무릅쓰고 지내야 했으며, 길을 따라 마을을 빠져나가면 yy면으로 가는 도로가 길게 놓여있었다. 그 도로 맞은편에는 zz공원이라 일컫는 얕은 산이 있었는데, 그 산 전체가 공동묘지며 화장터였다. yy면에 소재한 초등학교에 전학을 가고 거기서 친해진 친구들과 밤에 가끔 그 공원으로 놀러 다니곤 했으니 공동묘지에 대한 공포심은 전무했다. 지금도 역시 그러하다. 묘지는 나에게 잔디가 올라온 흙더미, 봉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산의 비탈을 계단식으로 깎고 벽돌로 튼튼하게 다져, 수천 개의 봉분을 늘어놓은 광경은 가히 장관이라고 할 만했다. 그때 우리는 그 묘지들 사이의 가파른 비탈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곤 했다.

어느 날 밤이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혼자 그 공원에 산보를 간 것인지, 희미한 가로등을 가르며 공원의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공원 중심부에 큰 호수를 포함한 공터와 넓은 주차장, 그리고 경비실과 여러 큰 건물들이 있다. 그러나 외져서 사람이 별로 없는데, 그래서 자주 놀러 다녔다 보다. 사람이 많이 들락거렸다면 자주 왔을까 싶다. 어쨌든 늦은 시간대이기도 하여 사람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고, 나는 주변을 어슬렁 활보했다. 그때 건물 뒤편의 나무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리기 들림과 동시에 인기척이 느껴지는 듯했다. 이리 와,라고 하는 듯했고, 나는 겁을 한껏 집어먹어 부동자세를 취하곤 몇 초 간 소리가 나는 쪽을 응시했다. 겁 많은 성격이 호기심을 압도할 때인지라, 미지의 공포를 피해 내뺄 만도 했지만, 그날따라 그 부름에 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은 아니고, 홀린 듯이 자연히 그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키 큰 잡목의 심연으로 이끌려 그 앞에 당도한 뒤에 내가 목도한 것은, 웬 내 또래의 여자아이였다. 그 즉시 나를 사로잡던 외포畏怖가 소실되었지만, 다른 다급한 감정으로 전치되었다. 아무리 그때 당시의 어린 상식으로 봐도 그 여자애의 상태가 일반적이지가 않았는데, 그것인즉, 상반신은 나체에다, 하반신이 땅속에 파묻혀 있었기에, 혹시 희미한 가로등 때문에 잘못 보았나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봤는데도 내가 포착한 것은 분명한 것이 틀림이 없었다. 멀리서는 제대로 된 판식判識이 용이하지 않은 여건이었기에 더 가까이, 잡목림 안으로 헤쳐 들어갔다. 그때 난생처음 맡는 예기穢氣가 코를 찔렀고, 이 아이에 대한 당장의 개호介護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섰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이가 어떤 범죄를 당했다는 정황과 '이리 와'라는 발화가 맥락적으로 호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이러니한 것이다. 범죄에 피해를 입어 생명에 위급을 느낀다면 보통 살려달라고 하거나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가. 어쨌든 그러한 의문은 뒤로 한 채로, 나는 가로등을 빛을 등지지 않게 옆으로 몸을 돌려 그녀 면전까지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헝클어진 앞머리가 눈을 덮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나를 쏘아보는 눈빛을 보고야 나는 놀라 흠칫하여 뒤로 물러섰다. 괜찮냐고 묻는 나에게 그녀는 다시 이리 와,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리 오래서 이리 왔다고 말하는 나에게 이 아이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다시 이리 와,라고 읊조리는 것이다. 그때 어째선지 겁이 조금 사라지고 그녀를 건드린다는 선택을 한다. 조심스럽게 앞머리를 옆으로 슬쩍 넘겼다. 그 여자애의 눈은 계속 내 쪽을 응시하고 있었고 눈동자가 고정되고, 눈을 깜빡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순간, 죽었나, 싶은 거의 확신에 가까운 판단이 섰고, 어쨌든 이 사실을 빨리 누군가에겐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상황이 당황스러운 듯 머뭇거리기도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면서 망설이다가 그녀를 뒤로한 채로 잡목림을 빠져나왔다. 몇 걸음 가던 중 갑자기 흥분감과 함께 금단의 호기심이 발동했고 그로 인해 심장이 벌렁거렸다. 나는 가다가 멈칫하기를 몇 차례 반복하다가 돌아서서 다시 여자애에게 환귀했다. 이제부터 내가 하려는 행동 때문인지 주변에 대한 경계심이 발동하게 되었다. 여자를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봤다. 마네킹인지 아닌지 확인해야 했다. 촉진하듯이 여자애의 얼굴을 더듬었다. 아무리 사후 경직 상태라고 해도 마네킹 같은 플라스틱 재질의 감촉은 아니었다. 푹푹 살이 눌리는 게 사람이 확실하다는 판단이 섰다. 어깨를 만졌다. 겉은 눌리는 감이 있는데 전체적으로 경직됐다는 느낌이 들면서 기묘한 기분이었다. 그동안 포르노에서나 봤던 금단의 영역인 유방이 어린아이의 발육 상태에 맞게 적절한 봉분의 형태를 띠고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몇 번 손을 뻗었다 접었다 하며 유방과의 거리재기를 했다. 식은땀을 흘리면서, 벌렁벌렁 뛰는 심장으로 유방을 움켜쥐었다. 응어리가 진 것 같은 감촉이 느껴지면서 별다른 감흥이 일지 않았다. 그러나 그 별것 없다는 생각과는 다르게 이미 나의 남근은 아이의 것에서 어른의 것으로 탈바꿈되어 있었고, 나는 몇 번을 고민하다가 바지를 내리고 한 손으로는 여자애의 유방을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내 어른화된 여의봉을 움켜쥐고서는 그녀의 눈을 응시하며 무릎을 꿇고 그녀를 마주한 채로 독음을 개시했다. 내 몸이 가로등 불빛을 가려 그녀의 형상이 제대로 가시계에 포착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한 흐릿한 주변 시야가 더 상상력을 자극했고, 너무도 흥분한 나머지 그녀의 굳어버린 입에 내 음경을 가져다 대고 좌우로 비볐다. 뭔가 음경 끝이 찌르르했지만 너무 차가웠고, 그것은 단지 새로운 것에 대한 쾌감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그 여자애의 몸을 더 췌탐하고 싶었다. 흥분한 채로 잠깐 움직임을 멈추고 일어서서 그녀의 뒤로 가서 그녀의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어 데드리프트를 하듯 땅에 박힌 그녀를 뽑아 올렸다. 땅이 언 것은 아니었지만, 잘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를 둘러싼 흙을 두더지처럼 흩여내기 시작했다. 골반이 드러나고 허벅지 위쪽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나는 그녀를 안고 엑스칼리버를 뽑는 기사처럼 있는 힘껏 그녀를 뽑았다. 그녀가 무 뽑히듯 쑥 빠져나왔다. 힘을 빼는 동안 아이화되었던 여의봉을 다시 어른화하기 위해 그녀를 눕히고 음부 쪽의 흙을 털었다. 악취가 견딜 수 없을 만큼 코를 찔렀고, 구더기와 하혈이 낭자했다. 혈시血屍는 아니었고 죽은 지 며칠은 지난 것이다. 피는 굳은 부분과 응어리처럼 떡져 있는 부분이 혼재했고 그 피비린내를 내 코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상반신에서만 나던 시취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조심스레 구더기를 털어내고 음부를 벌리려고 시도했으나 이미 꽉 다물어져 굳은 상태여서 도무지 틈입할 여지도 없었다. 설령 벌어져 있었더라도 그 피비린내와 추깃물, 구더기와 오염된 살점을 뚫고 들어갈 결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나의 성적인 의지가 완전히 상실된 상태였다. 그렇게 나는 어찌할 방도를 생각하지 못하고 멍하니 가쁜 숨을 내쉬며 부동자세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이제는 도무지 수습할 수 없는 지경까지 와버렸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두려움과 불안이 엄습하며 내 욕망과 호기심에 의한 오판을 후회했다. 돌이킬 수가 도저히 없음이 확실했다. 이미 시체에 내 숨결과 체취와 점액 등이 도포되었고, 어디서 물을 길어와 닦아낼 수도, 땅속 깊이 묻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때 광장에 있는 호수가 생각났다. 시신에 돌을 매달아 영원히 저 호수 밑에 수장시키자고 계획했고, 그것은 절급한 당시의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고안의 한계였다. 산에 돌은 많지만 돌과 시신을 연결할 노끈 등을 어디서 구한담. 성급히 집으로 분치奔馳했다. 그렇게 질주하면서 경비실 쪽을 봤는데 경비원은 순찰을 돌러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시신이 며칠째 경비원에게 발견되지 않았을 정도면 그쪽이 순찰 구간이 아닌가 보다. 다행이었다. 집에 도달한 나는 집에서 티브이를 보는 부모님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스레 창고 쪽으로 가서 묶을 만한 것을 찾았다. 다시 사주駛走하여 잡목림에 도달했을 때, 나는 사라진 시구屍軀에 의해, 파헤쳐진 땅과 낭자한 흙의 잔여만이 적나라한 것을 목도하고는 허탈감과 당황함에 아연실색하여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온몸에 진전振顫이 일었다. 주변을 살피니 구더기나 혈흔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조금 몸을 움직이어 지금으로서는 움직인다고 밖에 판단할 수 없는 그 연시沿屍를 찾아보았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파헤쳐낸 공규孔竅에 피며 구더기, 내 체액과 시즙屍汁 등, 나와 사시死屍가 만들어낸, 그때 거기서 있었던 모든 흔적을 최대한 봉입封入했다.

지금 그때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주변에서 나를 지켜보던, 그 시신과 관련된 어떤 자가 내가 사라진 틈을 타 기시棄屍한 것인지, 그 여자애의 유시遺屍가 애초에 치폐致斃했던 것이 아니었던지, 나는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