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원소의 합집합과 존재의 연언의 관계

.,_ 2021. 12. 7. 23:35

사과 ∧ ~사과 (x)

사과 ∪ ~사과 (o)

x는 사과 ∧ ~(x는 사과) ≠ x는 사과 ∧ x는 ~사과 (?)

(※ 지극히 사견이므로 오류가 있을 수 있음)

사과 ∧ ~사과는 왜 모순일까? 그 이유는 존재의 지시성에 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집합을 예로 들어야겠다. 먼저 사과를 포함한 서로 다른 사물 100개의 집합을 상정하자. 그리고 세계에는 이 집합의 원소들만 존재한다고 가정하다. 사과와 사과가 아닌 모든 것은 전체집합이다. 왜냐하면 ~사과에는 사과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논리학의 관점에서는 다른 양상을 띤다. 논리학의 기본 추론 단위는 명제이다. 그래서 동일성이 가능하고 모순 따위의 개념이 존재한다. a라는 명제와 a는 같다. 반드시 참이다. 물론 집합에서 사과라는 원소가 포함된 집합과 동일한 집합은 그 자신일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부정은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a 명제의 부정 ~a는 a가 아닌 다른 명제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a 명제가 거짓임을 나타낸다. 물론 예외가 있다. 예시로 이해해야 한다.

a ∨ b

~a

∴ b

위와 같은 경우는 집합의 경우와 형태가 유사하다. 다음의 경우를 보자.

a ∧ b ∧ c

~a

∴ 모순. (전제 1이 거짓 이거나 전제 2가 거짓이어야 함.)

연언지로 구성된 각각의 단순 명제는 a의 부정으로 인해 모두 거짓이 되는, 집합과는 다소 양상이 다른 것이 된다. 존재를 도입하여 예를 들어보자.

사과 ∧ ~사과

이것이 왜 모순인가? 사과라는 지시어에 대응하는 지시체가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사과의 부정에 대응하는 지시체가 존재할 것이다. 그것은 사과만 아니면 될 것이다. 애초에 집합 기호와 논리 기호의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이해한다면 이러한 혼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연언지는 자기와 자기부정이 양립할 수 없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합집합 기호는 자기와 자기부정을 모두 합집하여 표기하는 것이 허용된다. 여기서 자기부정이란, 논리는 명제 그 자체를 뜻하고, 집합은 원소의 개체성에 대응한다. 즉 논리에서 나의 부정은 '나 아닌 것'이 아니라 ''나'가 거짓'이라는 것을 뜻하고, 집합에서 나의 부정은 ''나' 아닌 것'을 뜻하므로 내가 아닌 모든 원소의 존재를 지시한다. 합집합 기호는 원소들을 모으는 역할을 하고 연언지는 명제를 묶는 역할을 한다. 다음을 탐구해보자.

x는 사과 ∧ ~(x는 사과) ≠ x는 사과 ∧ x는 ~사과 (?)

not equal을 기준으로 좌항의 이고 뒷말과 우항의 이고 뒷말의 부정의 차이는 명제의 속성에 의해 해석이 까다롭다고 할 것이다. ~(x는 사과)에서 한국어 조사 '는'의 뜻이 정말 모호하다. 이것을 equal로 해석하면 좌항과 우항의 뜻이 같아 두 명제는 동치이다. 하지만 '는'이 이면이나 이고로 해석된다면 결과가 달라진다. 두 해석을 적용해보자.

1. 이면 해석 : ~x → ~사과

2. 이고 해석 : ~x ∧ ~사과

해석 2는 한눈에 봐도 어색하다는 것이 금세 파악된다. 문제는 해석 1인데, 해석 1에 의해 좌항인 '이고 문장'은 이고 뒷말의 대우에 의해, 'x는 사과 ∧ 사과이면 x'가 되고, 결국 'x ⇔ 사과'의 쌍조건문이 된다. 그리하여 not equal을 기준으로 두 명제는 비동치가 된다. 이를 이해하기 쉽게 기호로 표기해보자.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위의 명제가 조건문이 됨으로써 조건의 진리치를 확정할 주춧돌(단서)가 필요하게 된다. 즉, x가 참인지 거짓인지, 사과가 참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진리치 확정 여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야 두 명제의 비교가 가능하다.

 

x 사과 x → 사과
거짓 거짓
거짓
거짓 거짓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 (x → ~사과)

조건문 진리표에 따라 네 가지의 경우를 위의 동치 기호 우항에 적용해보자. 아래의 숫자는 진리표를 순서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1. 참 ∧ 거짓 ≠ 참 ∧ 거짓 (x)

2. 거짓 ∧ 참 ≠ 거짓 ∧ 참 (o)

3. 참 ∧ 거짓 ≠ 참 ∧ 참 (o)

4. 참 ∧ 참 ≠ 참 ∧ 참 (x)

결론은 이렇게 나온다. 이면 문장으로 해석하지 않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그냥 한번 해봤다.